영명축일



가톨릭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행정적인' 생일 말고도
'영명축일'이라는 또하나의 기념일을 꽤나 의미있게 보낸다.

사실,
이 '영명축일'이라는게 분명 '생일'과는 또 다른 의미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마치 '종교적인 생일'처럼 하루를 보낸다.

어제 6월 24일은
내 세례명인 '세례자 요한'의 축일이었다.
예수 바로 직전에
그 길을 준비하였다는.

한창 사춘기 때는
나에게 종교 선택의 자유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에
매우 불만스러운 적이 있었다.
부모님 모두, 아니 그 위 조상들도 한참 전에
'가톨릭'안에 계셨으므로 소위,
'모태신앙'이라는, '유아세례'라는 과정으로
가톨릭 신앙안에 저절로 편입되었음을
반항하고 싶었다는 뜻이다.
한참 불교의 '이미지'에 반해있었기 때문에.

갓 스물을 넘겨
방황의 1년을 보내고
본격적으로 성당활동에 경도된 21살의 어느 날엔
'가톨릭신앙' 안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음을
너무도 감사히 여긴 날이 있었다.
저절로 몸에 배어있는 '가톨릭的' 생활 양식이 없었더라면
그나마 막굴러먹는 양아치가 되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심각한 자성의 결과로 내린 결론이었다.


그로부터 또 다시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2005.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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