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시작과 함께, 눈

새해의 시작과 함께,
많은 눈이 오시었다.

기억 속에,
이렇게 많이 오신 적이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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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나와보니

주차장 차들,
키가 껑충하게 커져 있었다.
단 하루밤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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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백 몇년 만이라던가.

1월 3일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1월 4일 월요일, 새해 첫 출근길을 전쟁터로 만들어놓고
1월 5일 화요일, 현재까지도
가는 곳 마다 그 '절경'을 남겨놓았다.

가다 서서 포기하여 도로 곳곳에 널부러진 차들,
여기저기 눈 치우기에 바쁜 사람들,
몇 대씩 나와있는 굴삭기, 불도저.

휘청거리며 미끌어져도
그 스릴을 멈출 수 없어
자꾸만 밖으로 나갈 일을 만들고.

아,
심장 뛰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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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쌩 난리구만,

강원도 인제군 어디쯤 두메산골로 떠나고 싶어
안달이 난

내가 이상한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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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도착한 사무실,
길이 없었다.

푹푹 빠지며 어거지로 들어와
부랴부랴 삽 만들어
암 소리 없이 네시간.

그 좁던 주차장이
북극 어디쯤 광활한 설원인 양.


길 경계 바깥의 눈사람은
내 마음 속에서 언제 도망쳐버렸을까.
이왕 스웨터 사이로 김을 모락모락 낼 참이었으면,
자그맣게 하나 굴려 놓고 갈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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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눈은 금방 녹을 것이고,
한결 가벼워질 테니.

그땐,
하늘 한 번 쳐다보고
가슴을 쫘악 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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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몇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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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마중할 때 설레임이 함께하는 것은

어릴 적,
새로 산 스케치북에
첫 물감칠을 하는 기분과 같다.


조금도 망설임 없이
한 줄 걸음
냉철하게 딛었으니,

올 한해 남은 삼백육십일,
망설이지 말아라.
일도, 사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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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4

Nikon D200 / AF35.2 / Tamron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