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한 줌


향기 한 줌.




문득,
호흡이 짧아져 감을 느꼈다.


3분 혹은 4분 정도의 시간에
가슴 한 구석 도려내어야 하는 노래 한 자락을 꿈꾸기 때문이었던가.
흩뿌려진 생각의 파편들 중,
적확한 한 조각을 낚아 채는 것이야 말로 근사한 것이라는 편견을 품어왔기 때문인가.


살펴보니,
생각이 짧아졌기 때문이었다.
긴 문장 끌고 나갈 힘이 없어진 것은
생각이 짧아졌기 때문이었다.


반성의 시간을 내팽개쳐 두었기 때문이었다.
현실을 핑계로,
나의 모든 감각의 촉수와
가치관의 방향과
판단의 기준은 온통 한 가지로 향해 있었다.


자정을 넘어 아침으로 가는 시각,
근사하고 부러운 이의 몇 년간 글자취를 엿보면서
더불어 뒤를 돌아보다.


사람이 그립던 열 댓 무렵의 나는,
세상을 향해 돌팔매질 해 대던 스무살 무렵의 나는,
한 번의 매듭으로 모퉁이를 돌아
좀 더 높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안도해하던 서른 무렵의 나는 그래도,
꼬리를 물고 가지를 쳐 가는 생각의 줄기들을 귀찮아하면서도 거부하지는 않았고
발가벗기워진 부끄러움을 부끄러워 할 줄도 알았으며
백발 노인이 되어 있을 어느 날을 그리워하며,
줄기찬 다짐에 또 다짐을 하기도 하였었다.


새벽 달 그늘에 비친
서른 세살의 내 그림자에는
더 이상 향기가 배어 있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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